청포도가 익어가는 계절...
유월이다...
그 넝쿨 아래서 내 좋아하는 사람들과
한판의 장기를 나누고 싶다.
자~`아~~
오늘은 대망의 하나은행배 결승전이 열리는 날이다.
김철 9단 대 이창원 6단
상상만 해도 가슴이 설레인다.
강호 장기계의 원앙마의 초절정 고수들이 펼치는 무대이다.
무엇보다도...
오늘 귀추가 주목되는 점은 원앙마 대 원앙마의 포진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우리의 시선을 모을 것이다.
오늘 대국시간은 10시 30분 부터 시작이라해도
이런 저런 식순의 준비도 있고 해서
아마 조금은 늦어질 것이다.
새벽부터 대구에서 상경한 방송팀의 거장 박시정 사범님과 표세철 사범님께서
유튜브 방송을 위해 한창 준비중이다.
또한, 우리의 Hope 대전의 탐정님(정호철)도 방송준비로 힘쓰고 있다.
아마 정호철 탐정님은 이창원 6단을 응원하러 왔을 것이다.
이런거는 알아도 모른척 해야한다.
본 협회 특별대국장에 이창원 6단이 모습을 드러낸다.
표정은 밝아 보인다.
그로부터 잠시후
김철 9단이 살짝 미소지으며 등장한다.
뒤에는 강호 장기계를 주름잡는 조룡호 (원앙마의 대가) 선수와 함께 들어온다.
예사롭지 않은 풍경이다.
하나은행 대회장에는
전반적인 협회의 발전을 위해 아낌없이 지원을 해주시는 유익열 수석부총재님,
아마츄어 발전을 위해 헌신하시는 방극종 부회장님.
오늘의 입회인이며 구 3인방의 레전드 송종일 9단,
기사의 품격을 두루 갖춘 최성우 9단,
장기판의 시라소니 성우제 9단, 한의학에 조예가 깊은 김재두 9단,
강동의 호랑이 김주 3단,
신예의 무기 강공명 초단, 그리고 아마 기객 여러분께서 속속 자리를 잡는다.
우리 다사랑 이종욱님은 두번째 줄에 자리를 찾는다.
앞좌석은 양보하는 것인가. 평소 겸손을 아시는 분이다.
이제 시작하는가 보다.
각자 사용시간 20분 초읽기 40초 5회 총 대국시간은 80분이다.
선, 후수를 가린다.
장기판위에는 졸과 병, 상대쪽에는 초와 한이 올려져 있다.
고단자인 김철 9단이 졸, 병을 양손에 나누어 쥐고 판위에 두손을 벌려서 올려 놓는다.
이창원 6단은 초와 한의 둘중 .. 초궁을 들고 김철 9단의 좌측의 손앞에다 초궁을
조심스레 밀어 놓는다.
김철 9단이 펼친 좌측 손에는 졸이 들려져 있다.
이로서 이창원6단이 초를 잡고 한은 김철9단이 갖는다.
이창원 6단의 선수로 펼쳐지는 하나은행배 결승전 제1국은 이렇게 시작되는것이다.
드디어 입회인 송종일 9단이
결승전 제1국 대국 개시 선언을 한다.
현장 생중계 방송을 위해 재치있는 진행자 미모의 현경애 4단이 진행을 ...
구수한 입담의 해설가 김승래 9단이 투입됐다.
[제 1 국 이창원 6단 (귀마) 대 김철 9단 (원앙마)]
이창원 6단은 선수 귀마로 포진한다. 그간 애지중지하며 키워온 원앙마를 잠시 쉬게 하는것이다.
원앙마 대 원앙마의 포진에서 후수 1.5점의 덤을 의식해서 인가.
우리는 단지 짐작만 할 뿐이다.
이창원 6단은 발빠르게 7수로 차를 전선에 내몬다.
김철 9단은 애용하는 10수로 무심히 원앙마의 대형을 갖추기 시작한다.
그간 우리가 많이 봐온 형태다.
11수 중앙으로 졸을 모으는것은 역시 구포진의 형태라면
상을 전면에 중용하는것이 현대전투의 이론이다.
이창원 6단은 중앙의 상과 올라선 차를 연동하여 상대 수비를 교란시키고 헤집어 보겠다는 심산이다.
한의 14수 김철9단은 서문은 열어주고 동문을 뚫고 들어가겠다는 신호탄을 쏘아 올린다.
15수 궁성의 수비는 누가 머래도 귀마다.
한의 16수 시작이래 최고의 장고 끝에 나온수다.
한의 18수 안궁할 시기다. 초 19수 드디어 총공격의 진군의 나팔소리가 전군에 울려퍼진다.
대오를 정렬시킨다.
23수 초상이 귀사를 취한다면 한포가 내려가서 잡지 않고 한궁이 잡아낼 것이다.
왜냐하면 초가 중앙의 상으로 한의 우진의 2병을 노려보고 있지 않은가.
초 23수 이창원6단도 더이상 상대의 헛점을 찾아볼 수 없다고 본 것이다.
" 둘게 없으면 수비하라" 는 명언이 있지 않은가.
29수 예리하다. 말없이 훅하고 옆꾸리로 들어온다.. 서늘하다.
한 30수는 오히려 이적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먼저 초포를 이탈시킴과 동시 초의 우진영의 마를 공격하려는 움직인 것이다.
그러나 33수 양걸이 작전이 눈에 들어온다.
35수 가만히 한마를 잡아내는것이 수순의 묘이다.
초의 39수는 십면매복이다. 한이 초마를 취하면 양포와 상의 매복으로 한차가 꼼짝없이 잡히게 된다.
40수 이대로 머물수는 없는 상황 더이상 지체해서는안된다. 마를 긴급히 투입한다.
역시 김철 9단이다..초의 내부를 송두리채 뒤흔든다.
43수로 한차를 몰수는 없다. 한포로 초마를 치기 때문이다.
46수 초의 우진영의 돌파를 시도한다. 48수 조금은 무리한 수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제는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
다행히 초는 55수가 나즈막히 엎드리며 기다리고 있었다
57수로 카바친다.
한 62수에 이쯤에서 우리는 여기서 전체적인 국면을 살펴보기로 한다.
초는 마와 2병이 남아있고 한은 양상을 가지고 있는 무게이다.
점수로 초가 1.5점 앞선다.
형세는 초의 3졸은 진영을 갖추고 있고, 반면 한은 1병의 외로움이 존재하고
한의 양상의 활약은 초의 3졸의 보초병으로 쉽게 나서지 못할 것이다.
초의 우세가 확연히 드러나기 시작하는 순간이다.
69수 초진영의 완성된 모습을 갖춘다.
70수 급속히 우진영으로 차를 내몰고 있다. 초졸의 매복으로 행군을 지연시킨다.
77수 매복하고 있던 초졸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말발굽을 헝겊으로 감싼다.
소리를 죽이는 것이다.
초 85수 성곽 턱밑까지 올라오고 있다.
초 89수 한상의 움직임을 둔탁시키고, 초 93수 드디어 성곽위에 올라선 초졸은 면포를 이탈시키고 만다.
한나라는 급격히 쇠락하기 시작한다. 초 97수 수비의 핵심인 초마 마져 전선에 신속하게 투입한다. 승기를 잡은것이다.
강력하다. 이어진 99수로 면포의 대추격전이 마무리 되면서 ...
대망의 결승전 제1국은 이창원 6단의 승리로 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