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엔씨소프트에서 후원하고 (사)대한장기협회가 주관한 “2010 명인장기 전국 토너먼트 대회” 결승전은 2:2 동점 상황에서 마지막 대국이었던 5번기 까지도 박빙이었으나 하여명 2단이 81수째 회심의 한 수를 착점하면서 결국 승리하게 된 근래에 보기 드문 명승부로서 이번 대회에 우승한 하여명 2단은 3단으로 특별승단하였다.
이는 60년 전통을 보유하고 있는 전문기사들의 위상을 힘겹게 지켜준 승리여서 더욱 축하드리며 비록 패하였으나 아마추어 최고의 성적을 낸 채창호(부산, 아마 5단)님에게도 힘찬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이번 대회는 작년 12월 한 달 동안 2천여 명이 넘는 아마추어 동호인 참가자들 중에서 명인랭킹 6위안에 진입한 실력자들로만 엄선하여 전문기사 160명에서 최종 선발된 10명과 함께 올해 1월부터 16강 본선 토너먼트로 진행되었다. 단순히 실력자를 뽑는 대회라기보다는 장기인들이 만남의 장이 되어서 의미가 더 컸던 행사로서 이번 이벤트를 계기로 작년 11월 신설된 (주)엔씨소프트의 “명인장기”를 많은 분들에게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특히 기존 오픈대회의 본선은 방송기전(판 장기)으로만 진행이 되어서 아마추어 고수들이 4강에 진입한 적은 전무하였으나 이번에는 본선을 인터넷대국으로만 진행하다보니 판 장기에만 익숙했던 전문기사들이 대거 탈락하는 안타까운 이변이 속출하여 아마 강자의 우승이 예상되기도 하였다.
‘전문기사들의 수난시대’는 아닌가 생각 될 수도 있으나 21세기에 다양한 놀이문화가 신설되면서 부터 어느덧 시들고 있는 전통 놀이문화 중 한국장기야말로 게임문화로서 새롭게 거듭날 수 있게 되리라는 한낱 희망이 생겨나서 한편으로는 위안이 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역대 최강의 실력자들로 포진된 아마 6명 전원이 8강에 오르면서부터 자칫 그동안 쌓아온 전문기사의 위상인 명예와 자존심이 하루아침에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은 아닌가 싶어 조마조마했으나 4강에는 5:5 싸움이 되어 더욱 흥미진진해졌으며 결국 명인장기 1위였던 애들자나봐요(채창호 아마5단)와 하여명 2단이 결승에 진출하게 되었다. 하 2단(27세)은 20대 전문기사인 만큼 인터넷 장기대국에서도 출중한 실력을 발휘했으며 특히 어려운 고비 때마다 역전의 발판을 제공할 수 있었던 신들린 묘수를 찾아내어 보는 이들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하였다.
국적이 미국인 하 2단은 이번 대회를 위해 미국 뉴욕에서 200만원 정도의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서 참가한 보기 드문 열정과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젊은 신예기사로 매년 미국 뉴저지에서 “추석맞이 미주 동포 장기대회”의 심판장도 맡고 있는 등 보급기사로서도 손색이 없는 장래가 유망한 기사이기에 이번 우승은 더 큰 감동을 주게 되었다.
특히 얼마 전 인질구축작전이었던 “아덴만 여명작전”에서 활약했던 국내의 UDT요원들의 맹활약을 보고 난 뒤 문득 “명인장기 여명작전”이라 하여 하여명 2단의 승리를 어렴풋이 점쳐 본 바 어려서 미국에 이민을 가게 된 하 명인이 타지에서 인종차별의 아픔을 겪으면서도 남모르게 정말 피나는 노력을 하여 결실을 이제 서야 조금 이룬 거 같아서 정말 기쁘며 선배기사들의 응원과 격려, 그리고 장기 동호인들의 귀감이 되어 좋은 성적을 거둔 만큼 항상 겸손한 태도로 임할 것을 당부 드리며 돌아가서도 한국장기의 자부심과 한국인으로서의 긍지를 갖고 열심히 장기보급 활동과 직업(금융계통 대학원생)에 묵묵히 책임을 다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