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드는 여름밤입니다.
무더위 속에서도 건강 관리,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월의 끝자락,
제17회 명인전 A조 본선 뒷조 대국이
지난 7월 27일, 일요일 오전 10시
대한장기협회TV 유튜브 실시간 방송으로 펼쳐졌습니다.
이날은 바쁘신 일정에도 불구하고
권장섭 총재님께서 직접 관전해 주셔서
더욱 뜻깊은 자리가 되었습니다.
📍 첫 번째 대국
윤병세 3단 원앙마(랭킹 5위)
VS 조규위 8단 귀마(랭킹 43위)
조규위 8단은 1992년 입단,
대구의 명장 고(故) 배종국 5단의 제자로,
그동안 은둔 고수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러다 지난 3월 총재배에서 본선 32강에 오르며
다시 모습을 드러냈죠.
초를 잡은 윤병세 3단,
첫 수부터 상대 진마 쪽으로 마를 전진시켜
상대의 심기를 건드립니다.
그리고 초반 5수 만에 병 하나를 낙오시키며 기세를 올립니다.
하지만 26수, 코끼리의 한 발이 아쉬웠습니다.
그 한 수만 달랐다면, 오늘의 승부는 또 달랐을지도 모르죠.
결국 윤병세 3단의 완승이었습니다.
📍 두 번째 대국
이용산 초단 면상(랭킹 29위)
VS 한빈 초단 양귀마(총재배 우승, 랭킹 7위)
중국 길림성 출신의 이용산 초단,
장백산의 기운을 타고난 괴력의 기사입니다.
반면 한빈 초단은 총재배 우승자이자
최근 가장 뜨거운 신예죠.
초반 26수, 차대가 이루어지며
은밀한 진영 탐색이 시작됩니다.
이용산 초단의 3졸 도강 작전이 이어지고,
한빈 초단은 4졸의 도강을 참으며 코끼리 부대를 동원합니다.
86수, 한빈 초단의 느슨한 한 수가 묘수로 작용했고,
결국 108수 면상이 낙상하며 이용산 초단은 패했습니다.
비록 패했지만, 그 집요한 공격은 마치 초한지의 항우를 보는 듯했습니다.
📍 세 번째 대국
유종범 6단 원앙마(랭킹 1위, 학전배 우승, 2023 패왕)
VS 유재길 초단
유재길 초단은 오랜만에 복귀한 기사입니다.
98년 이후 장기계를 떠나 있었지만,
권장섭 총재님의 취임 소식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유종범 패왕은 첫 수부터 진마 쪽 졸을 접으며 포문을 엽니다.
특유의 외귀상 전법으로 상대의 귀마를 압박합니다.
유재길 초단은 좌우 능선을 번갈아 공격하며
상대의 내공을 탐색하지만,
패왕의 차와 기마가 좌진을 장악하자
흐름은 급격히 기울었습니다.
결국 113수 만에 유종범 6단의 승리.
유재길 초단은 대구행 기차 시간표를 들여다보며
조용히 다음을 기약했습니다.
📍 네 번째 대국
김정우 초단 귀마(랭킹 41위)
VS 김승래 9단 귀마(2023 최고수, 랭킹 4위)
신예 김정우 초단은 2024 패왕전 16강으로 입단한 신예,
패기와 예리함이 돋보입니다.
초반 13수까지 김승래 9단을 당황하게 한 독창적인 수,
하지만 노련한 김승래 9단은 침착하게 받아칩니다.
차대가 이루어지고 반면은 장기전으로 들어갑니다.
200수 가까운 대혈투 끝에
김승래 9단이 노련함으로 승리를 가져갑니다.
김정우 초단의 패기 넘친 도전,
그 자체로 박수받을 만했습니다.
📍 다섯 번째 대국
윤병세 3단 원앙마(랭킹 5위)
VS 한빈 초단 양귀마(랭킹 7위)
총재배 결승의 리턴 매치.
두 사람의 재회에 장내는 긴장감이 감돕니다.
윤병세 3단은 첫 변화로
중앙 마 진출이라는 새로운 수를 꺼내듭니다.
그리고 43수, 과감히 포를 희생하며
기마와 병으로 돌격 명령을 내립니다.
136수, 숨겨둔 기습 한 방으로 한사의 기물을 잡아내며
승기를 굳히는 윤병세 3단.
145수에 종국,
결국 한빈 초단을 상대로 완벽한 설욕에 성공했습니다.
총재배 준우승의 아픔을
이 한판으로 모두 씻어낸 윤병세 3단.
기쁨의 눈물이 반면에 번졌습니다.
🎙️ 마무리
뜨거운 여름의 한가운데서 펼쳐진 명인전 본선.
승부의 세계에는 눈부신 영광도,
때로는 쓰라린 패배도 있지만,
그 모든 순간이 바로 명인으로 가는 길이 아닐까요.
[ 후원 : 권장섭 총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