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의 절기입니다.
무더위도 한풀 꺾여 다행입니다.
언제나 꽃처럼 향기롭고,
새처럼 세상을 노래하며,
구름처럼 평온한 마음으로 유유자적한 날들 이어가시길 바랍니다.
지난 일요일, 8월 10일.
제17회 명인전 B조 뒷조 본선 대국이 마무리되며
드디어 8강 대진표가 완성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본 대회를 아낌없이 후원해 주신
존경하고 흠모하는 권장섭 총재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이제 마지막 남은 8강행 티켓 두 장을 향한
본선 대국의 주요 장면을 함께 살펴보시겠습니다.
1️⃣ 이남욱 아마(대구) vs 이재영 아마(대전)
프로 자격이 걸린 단 한 번의 기회.
16강에 진입하면 프로의 문이 열리기에,
이 대국은 그야말로 물러설 수 없는 승부였습니다.
대국장보다 더 뜨거웠던 건, 바로 응원전이었습니다.
이남욱 선수의 어머니가 유튜브 채팅창에서
“파이팅!”을 연호하며 아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습니다.
그 한마디가 인생의 큰 힘이 되죠.
이재영 선수는 대전 출신.
단짝 친구 김기태 아마와 함께 밝은 얼굴로 입장합니다.
두 사람이 나누었을 대화가 궁금할 만큼, 보기 좋은 우정이었습니다.
이남욱 선수는 원앙마,
이재영 선수는 귀마 포진으로 맞붙었습니다.
23수, 초의 양포 분할.
인공지능은 초가 2.39점 앞서 있다고 전합니다.
34수, 한의 귀마 진출이 조금 일러 화근이 되었고,
결국 87수 만에 종국을 맞습니다.
2️⃣ 김기형 8단 vs 최은현 2단
두 기사 모두 협회 첫 방문.
김8단은 빵을, 최2단은 주스를 들고 나타났습니다.
이런 따뜻한 마음씨, 보기 드물죠.
1995년 입단한 김기형 8단, 관록의 실력자.
반면 최은현 2단은 학업을 병행하다 오랜만에 복귀했습니다.
양귀마 포진으로 맞붙은 두 사람.
초반은 치열했습니다.
하지만 88수, 최2단의 냉정한 반격으로
김8단의 화력이 급격히 떨어지며 판세가 기울었습니다.
132수.
최2단의 속마음이 들리는 듯합니다.
“형, 대구행 기차표는 내가 끊을게. 이제 그만 일어나자.”
점심은 어김없이 중국집 청해루.
볶음밥 여섯 개, 전원 통일 메뉴.
김기형 8단은 맥주 한 병을 들며 말합니다.
“내 인생의 아름다운 추억 하나 남겼다.”
3️⃣ 박선양 초단 vs 임순철 초단
귀마 대 귀마의 맞대결.
박선양 초단은 기왕전에서 화려하게 등장해 3위를 차지한 실력자.
임순철 초단은 총재배 16강 진출로 프로 무대에 입성했습니다.
13수, 박 초단의 중포 공격.
하지만 26수의 치명적인 착각으로
임 초단은 더 이상 전투력을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4️⃣ 강동호 3단 vs 표세철 6단
이 대국은 명인전의 백미라 불릴 만했습니다.
1998년생 강동호 최고수.
출전하면 항상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젊은 강자입니다.
기왕전은 체력 안배를 위해 과감히 건너뛰고,
명인전에 올인했습니다.
표세철 6단, 대구의 ‘표국수’.
오랜 세월 끝에 6단으로 승단한 감격을 안고 출전했습니다.
표6단이 4수 최국수 포진을 꺼내자
강3단이 놀란 눈빛을 보입니다.
팽팽하던 균형은 91수,
표6단의 병이 무너지며 급격히 기울었습니다.
114수, 마지막 총공세도 포의 퇴각에 막히며
강동호 3단이 승리합니다.
5️⃣ 최은현 2단 vs 이남욱 아마
패기 넘치는 두 젊은 기사의 대결.
양귀마 vs 원앙마.
초반부터 치열했습니다.
이남욱 아마의 도강은 장강의 물결처럼 거셌지만—
97수, 최2단의 말 한 필이 늪에 빠지며
승부의 균형은 다시 기울었습니다.
6️⃣ 박선양 초단 vs 강동호 3단
오늘의 마지막 대국입니다.
귀마 대 귀마, 창과 방패의 대결.
강3단은 최국수 포진,
박초단은 중포로 응수하며 기세를 올립니다.
121수까지 0.5점 차의 접전.
152수 상사대 교환으로 승부는 미궁에 빠집니다.
그리고 163수,
박초단의 졸이 성곽을 향해 전진!
하지만 171수 장군이 터지며
졸이 미끄러지고—
강동호 3단이 마지막 8강 티켓을 거머쥡니다.
이로써 제17회 명인전 8강전의 모든 진출자가 확정되었습니다.
뜨거운 여름, 그리고 그보다 더 뜨거운 열정 속에서 만들어진 이야기.
장기의 묘미와 인간미가 공존하는 무대,
여러분의 응원 속에 계속 이어집니다.
대한장기협회TV,
다음 편도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