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체배 제1회 왕위전” 결승전이 지난 4월 6일 브레인TV 특별대국실에서 개최됐다. 대한 인삼 공사가 후원하고 (주)브레인TV가 주최, (사)대한장기협회가 주관했던 이번 결승전에서는 김기영 4단이 2승 1패로 김경중 9단을 이기고 우승 상금 500만원과 초대 이체배 왕위 타이틀을 차지해 또다시 정상에 올랐다.


180명 전문기사들을 물리치고 올라온 광주지회 소속의 김기영 4단(28/대학생)과 서울지회 소속의 김경중 9단(38세)이 열띤 경합을 벌인 이번 대회에서는 선배 못지않은 후배들의 성장세가 눈에 띄였다.


작년까지만 해도 3김 시대(김경중, 김기영, 김동학)라 해 세 명의 기사가 타이틀을 고루 나눠 갖고 있었으나, 이번 이체배에서는 인천의 김동학 4단(2007년 한게임 챔피언스리그 우승, 현 기성, 국수)이 아쉽게 최종예선에서 탈락해 양 김만이 결승에 진출했다. 그동안 두 번이나 후배에게 패한 김 9단이 이번에는 단단히 준비해 멋지게 설욕전을 펼칠 것이라 기대했는데, 결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김9단의 첫 대국은 순조로웠다. 그러나 2국, 3국에서는 고수들이 선호하는 선수(초)를 잡고서도 오히려 연패를 해 또 다시 쓴잔을 마셨으니 세월의 흐름은 장기뿐만 아니라 어느 스포츠에도 예외는 아닌모양이다. 한번 정상에 오르면 언젠가는 내려온다지만, 아직까지는 장기협회 50년 역사에 가장 많은 정상을 차지한 기사는 오직 김경중 9단뿐이다.


반면 김기영 4단의 선전에도 박수를 보낸다. 어떤 시합에서나 첫판의 승리를 70%우승이라 하는데 김기영 4단이 첫판을 먼저 패했음에도 둘째판, 셋째판을 연거푸 이겨 우승까지 한 힘은 괴력에 가까웠다. 아마도 어려서부터 어머니가 운영하시는 식당 일을 도우며 학비도 손수 벌어 대학을 다닐 정도의 성실성과 효심에서 비롯된 반듯한 사람 됨됨이, 여기에 타고난 승부사 기질과 각고의 노력이 더해진 것이 그를 불패의 기사로 만든 원동력은 아니었을까?


이번 이체배 왕위전에서 대선배에게 힘겹게 역전승을 거둬 초대 타이틀을 거머쥔 김기영 4단의 우승을 축하하며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으나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김경중9단에게도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